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긍정적인 밥 ― 2003.11.11 (Tue)

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
너무 박하다 싶다가도
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
금방 따뜻한 밥이 되네

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
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
국밥이 한 그릇인데
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
사람들 가슴에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을까
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

시집이 한 권 팔리면
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
박리다 싶다가도
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
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

(함만복, 「긍정적인 밥」)

▶안도현 편, ≪그 작고 하찮은 것들에 대한 애착≫(나무생각, 1999), 198쪽◀

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노력에 비해
보상이 적다고 생각합니다.
그러나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은
먼저 보상을 생각하지 않습니다.

우리가 무슨 재주로
쌀 두 말을 만들며
국밥 한 그릇인들 마련하며
굵은 소금을 한 되나 만들겠습니까?

눈앞의 보상을 생각하지 않고
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
언젠가는 '생각하지도 못한'
보상을 얻게 될 것입니다.

♣ 2003.11.11 (Tue) 생명샘 내용 보기
♣ 2003.11.11 (Tue) 웃음샘 내용 보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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