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잠시 들른 세상 ― 2005.3.28 (Mon)

한 남자가 도량이 깊기로 소문난 수도승을 방문하게 되었다. 그런데 놀랍게도 수도승의 방은 너무나 작고 초라해 보이며 책상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.

그 남자는 수도승에게 인사를 한 후 조심스럽게 물었다.

"가구는 전부 어디에 있습니까?"

이에 수도승이 그에게 되물었다.

"당신의 가구도 여기에 없지 않소?"

그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대답했다.

"저야 이곳에 잠시 다니러 온 나그네가 아닙니까."

수도승은 맑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.

"나도 이 세상에 잠시 다니러 온 나그네라오."

▶한상현, ≪현자들의 철학 우화≫(이가출판사, 2001), 85쪽◀

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은 세상에 없습니다.
만물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.
이것은 무상(無常, anitya)입니다.
'나'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무것도 없습니다.
'나'는 '나' 아닌 것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.
이것을 무아(無我, anatman)라 합니다.
이 두 가지를 깨달으면 세상이 달리 보입니다.

♣ 2005.3.28 (Mon) 생명샘 내용 보기
♣ 2005.3.28 (Mon) 웃음샘 내용 보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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